선진국 그룹 주요 7개국
G7 회원국 만장일치 필요
한국 강점 극대화 있어야
최근 한국의 G7(주요 7개국) 가입 논의가 확산하며 미국 싱크탱크가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역할을 해온 선진국 그룹 G7에 한국을 가입시켜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다루는 데 포함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일 G7 강화 방안을 담은 보고서에 G7을 한국과 호주를 포함한 G9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G7이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7개 민주주의 국가와 유럽연합(EU)을 포함하며 세계 무역과 국제금융 제도를 좌지우지하는 선진국 그룹을 말한다.
당초 CSIS는 두 국가가 G7의 우선순위인 인도·태평양, 경제 회복력과 안보, 식량 안보, 디지털 경쟁력, 기후, 우크라이나, 지속 가능한 발전, 군축과 비확산, 노동 등 9개 영역에서 상당한 역량을 기여할 수 있으며 9개 영역에서 기존 회원국과 동등하거나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한국과 호주가 G7과 비슷한 수준을 가진 파트너이며, 앞서 G7 회원국에 필요한 신뢰를 입증하는 등 G7에 포함될 능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가 1차 대전 이래, 한국이 한국전쟁 이래 모든 주요 전쟁에서 민주주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편에서 싸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SIS는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경제 및 간접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주요국이며 신흥 기술 공급망 보호에서도 핵심 국가다”라고 밝혔다.
특히 G7 확대가 필요한 이유로 G7이 다뤄야 할 현안의 범위가 넓어졌지만 세계 경제와 인구에서 G7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 G7의 역량과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992년 당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6.9%를 차지할 정도로 G7의 위상이 높았으나 2022년에는 43.4%로 낮아졌으며 세계 인구의 9.8%만 포함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과로 추측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SIS는 인도·태평양 국가인 한국과 호주를 추가하고 현재 G7의 9석 중 2석을 차지한 유럽의회와 EU 집행위원회를 1석으로 통합하면 회원 구성에서 유럽이 과도하게 반영되고 아시아가 과소 반영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한국의 국가적 역량은 여러 지표에서 G7의 가입 자격을 충족했다.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한 전문가는 “한국은 이미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를 돌파했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도 1.67%로 증가하고 있다. 기술력과 혁신 능력에서도 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세계 2위이고,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도 세계 2위로 글로벌 공급망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G7에 들어갈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췄으나 G7에 들어갈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G7에 들어가려면 회원국 모두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한데, 외교와 경제 밑 전략적 고려 사항에 따라 합의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 각 나라의 국익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얻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일본과 라인야후 사태로 갈등을 겪은 바 있기 때문에 특히 일본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는 “G7은 당초 출범했을 때, 서방 국가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일본도 거기에 따라오고 있다는 생각에 회원이 된 것”이라고 밝히며 “당시 러시아가 서방 자유 진영에 속하는 측면이 있어서 G7에 포함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중국과 한국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세계 정세가 달라진 만큼 G7 자체에 대한 생각을 바꿔나가야 하며, 한국, 중국, 러시아가 모두 포함된 G20 틀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한국의 정회원 포함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얻기 위해 질문한 기자의 의도와 달리,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는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국이 G7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 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이슈를 선점해 한국의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한국이 가진 산업 경쟁력 및 첨단 기술 강국, 자유 민주주의와 개방적인 경제 운용의 강점을 살리는 방안으로, 최근 국내 기업들이 두각을 보이는 반도체·배터리·제약·방산 등과 같은 핵심 산업에서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통해 G7 포함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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