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임기 동안 미국 내 제조업 강화와 규제 완화에 집중했던 그의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에 따른 장단기 변화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당선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살펴본다.
1. 무역 정책과 관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 정책 중 하나는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재선이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관세 정책이 지속되거나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부품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공급망에 차질을 겪을 수 있으며, 제품 비용 상승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해외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 역시 미국 시장에 대한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2. 환경 규제와 배출가스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임기 동안 환경 규제는 대폭 완화되었으며, 배출가스 기준 역시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재선이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규제 완화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EV)와 같은 친환경 차량 보급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트럼프의 규제 완화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클린 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를 감소시키고,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 전기차 인프라와 보조금 정책
트럼프 행정부는 전기차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 확장 및 보조금 정책에 대해 비교적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에 반해 바이든 행정부는 EV 인프라 확충에 큰 비중을 두었으며, 충전소 구축과 세금 혜택을 통한 소비자 지원에 집중했다.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연방 차원의 EV 인프라 및 세제 지원 축소는 소비자 채택 속도와 테슬라, 리비안과 같은 기업들의 투자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둔화되고, 글로벌 EV 전환 흐름과 차이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
4. 노동 정책과 고용
트럼프는 노동 관련 정책에서 전통적인 블루칼라 노동을 지지했으나,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다소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의 재선은 노동조합에 불리한 정책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주요 거점에서의 노동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제조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더 많은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할 유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실제 고용 안정성을 보장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5. 인프라 프로젝트와 공급망 투자
트럼프의 재선으로 인해 정부의 인프라 투자 방향이 변경될 수 있다. 미국 내 물류 및 제품 운송이 영향을 받으면서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과 유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인프라 투자가 줄어들 경우,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일부 제조업체들은 물류와 운송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반면,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를 추진할 경우 국내 제조업체들이 비용 절감의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6. 국제 동맹과 공급망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 국제 동맹 관계를 다소 긴장시키며 주요 동맹국과의 무역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의 재선이 이루어질 경우, 중국, 멕시코 등 주요 국가들과의 무역 정책이 변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도요타, 폭스바겐과 같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자 할 수 있으며, 중국과 멕시코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7. 법인세 정책과 연구개발(R&D) 투자
트럼프는 지난 임기 동안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미국 내 R&D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유도했다. 재선이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며, 미국 내 R&D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국 내에서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AI, EV 기술 등의 분야에서 앞서 나갈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 기업입장에서는 긍정적이기도, 또는 부정적인 요소들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친기업적 정책으로 인해 단기적인 수익 증가가 예상되지만, 국제 사회에서의 전기차 전환 흐름과는 반대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