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 재진출한 현대차
3년 차 맞았지만 부진 여전
공개된 작년 판매량 살펴보니
현대차 브랜드의 일본 진출 성과가 조명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외 자동차 제조사 사이에서 소비자 취향이 까다롭기로 악명 높다. 차에서 나는 잡소리에 상당히 민감하며, 엔트리급 모델에서도 각종 편의 사양이 탑재돼 있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에서만 성공하면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정설처럼 통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더한 곳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 점유율은 다 합쳐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지난 2022년 해당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받았는데, 그 결과는 시원찮은 듯하다. 얼마 전 공개된 작년 판매 실적 또한 굴욕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페라리, 마세라티보다 안 팔렸다
BYD와 격차는 3.7배로 벌어져
현대차가 작년 일본에서 기록한 판매량은 600여 대다. 전년 대비 32%에 달하는 증가율은 고무적이지만 타 수입차 업체들과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선 마세라티는 같은 기간 1,103대, 페라리는 1,445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값비싼 슈퍼카 브랜드임에도 현대차 2배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
일본 시장에서 현대차와 줄곧 비교되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는 이미 벌어진 격차를 더욱 벌렸다. 해당 업체의 작년 판매량은 2,223대로 전년 대비 53.7% 증가했다. 현대차와 비교하면 약 3.7배에 달하는 격차다. 당장 한국에서조차 소비자들의 거부 반응이 심한 BYD인데, 일본에서 이처럼 준수한 실적을 올린 비결은 무엇일까?
준수한 BYD 실적의 비결은?
소형, 저가 모델 전략 통했다
업계는 소형, 저가 차량을 앞세운 BYD의 전략이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력 모델인 돌핀, 아토 3는 모두 소형 해치백 및 소형 SUV에 속한다. 전폭 1.8m 미만 차량이 대다수인 일본에서 경차 다음으로 선호하는 체급이며, 가격마저 저렴해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이 선전하고 있는 와중에도 자국 브랜드만큼의 신뢰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터. 결국 합리적인 가격이 승부수인데, 이들 두 모델은 닛산 리프와 토요타 프리우스 등 비슷한 체급의 자국 차량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상품성의 우위를 떠나 진입 장벽부터 일본 소비자들이 엄두도 못 낼 수준이다.
온라인 위주 판매도 실수
캐스퍼 일렉트릭에 희망
일본 시장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의 경우 현지에서 479만 엔(약 4,433만 원)에 판매 중이다. 우리 기준으로는 저렴해 보일 수 있으나 닛산 리프보다 비싼 가격이다. 코나 일렉트릭 역시 국내 시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수 차별 논란마저 나올 정도였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올해 일본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일 예정인 만큼 희망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중심의 판매망 구축도 실수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보수적인 일본 소비자 특성상 오프라인 구매 선호도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온라인 판매망에 올인하는 와중에 BYD가 일본 전역에 마련한 쇼룸만 50곳 이상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떻게 중국보다 못하냐”. “차가 좋아도 비싸서 못 산다는데 어쩌겠냐”. “결국 우려대로 됐네”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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