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퀴어영화 축제인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해외 명작들을 소개하며 대중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오는 11월7일 개막하는 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홍콩과 영국의 대표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왕자웨이(왕가위)와 천카이어 등 ‘거장’이라 불러도 넘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온 연출자들의 작품이 대거 새롭게 관객을 만난다.
우선 이번 영화제는 홍콩 퀴어영화 특별전 ‘홍콩 퀴어영화의 새로운 바람’을 연다. 1990년대 고 장궈룽(장국영)이 주연해 홍콩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남은 왕자웨이 감독의 ‘해피투게더’를 비롯해 천카이거의 ‘패왕별희’, 관금붕의 ‘란위’ 등을 상영한다. 또 2022년작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소녀’와 중국어권 스타 판빙빙과 한국 이주영이 호흡을 맞춘 지난해 영화 ‘녹야’도 다시 소개한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아시아를 호령하던 홍콩영화는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후 쇠퇴했지만, 그 이전에 홍콩영화가 아시아 영화시장에 끼친 영향력은 아직도 강한 잔상과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며 이번 특별전을 여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의 많은 성소수자들은 이들의 작품을 보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 확립되는 청소년 시기를 보냈고, 일부는 퀴어영화를 기획·제작하는 영화인으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제는 또 주한영국문화원 및 영국 BFI플레어와 손잡고 단편선 ‘파이브 필름 포 프리덤(Five Films For Freedom)’을 선보인다. 영국 BFI플레어는 세계 최초이자 유럽 최대 규모의 온라인 LGBTIQ+(성소수자) 영화제인 ‘BFI 플레어 런던 LGBTIQ+영화제’의 상영작을 상영한다. 스페인 미겔 라푸엔테 감독의 ‘퍼스트 키스’ 등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다채로운 단편영화를 소개한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와 주한영국문화원 및 영국 BFI플레어는 지난 2017년 한영 상호 교류의 해와 영국 동성애 차별법 폐지 50주년을 기념해 ‘영국 포커스’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아카데미상 감독상 수상자인 존 슐레진저의 ‘사랑의 여로’와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등 명작들을 상영했다.
이번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전 세계 30개국 104편의 작품을 초청해 오는 11월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무대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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