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광업 기업 시바니 스틸워터(Sibanye Stillwater)의 미국 몬태나 팔라듐 광산이 폐쇄될 전망이다. 한때 ‘없어서 못 팔던’ 원자재 팔라듐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수요 부진에 따른 방침으로 해석된다.
닐 프론맨(Neal Froneman) 시바니 스틸워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런던 콘퍼런스에서 “팔라듐 가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몬태나 팔라듐 광산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론맨 시바니 스틸워터 CEO는 광산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자 “시바니 스틸워터의 미래는 여전히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며 “조만간 팔라듐 가격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전략적 차원에서 관리 및 유지 보수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바니 스틸워터는 올해 초 팔라듐 가격 급락과 운영 비용 상승, 확장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제약 등을 이유로 수익성이 낮은 미국 광산에 대해 21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감액했다. 지난해에는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일자리를 일부 감축했다.
앞서 프론맨 CEO는 지난 3월 “몬태나 팔라듐 광산은 전략적 자산으로 남아 있으며 현 단계에서는 폐쇄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팔라듐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광산이 수익 창출을 하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
팔라듐은 구리와 니켈, 백금 등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은백색 금속이다. 금과 은, 백금과 함께 고가의 희귀 귀금속 중 하나로 꼽힌다. 주로 가솔린 차량 매연을 정화하는 촉매제의 필수 원료로 사용되며 이는 전체 팔라듐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유럽·중국을 중심으로 한 배기가스 규제 등 친환경 정책과 함께 치솟은 팔라듐 수요는 지난 2019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22년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격이 고점을 찍기도 했으나 하락세를 이어왔다.
팔라듐 가격이 하락한 건 글로벌 경제 둔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와 관계가 깊다. 내연기관의 전기차 전환과 가솔린 차량에서 촉매제를 백금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팔라듐 수요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팔라듐 수요가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과 더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 도입, 기술 개발 등에 따라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시바니 스틸워터는 지난 2017년 스틸워터 마이닝(Stillwater Mining)을 22억 달러(약 3조580억원)에 인수, 몬태나 팔라듐 광산을 소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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