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코델코가 5월 생산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 현상이 구리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공급 차질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델코는 지난 5월 10만3100t(톤)의 구리 생산량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목표치인 11만2800t에 약 8.6% 모자란 수치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총 48만4500t의 구리를 생산했는데 이 역시 목표치보다 6.1% 적은 양이다.
코델코는 지난 3월 발생한 라도미로 토믹 공장 사고로 인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생산량은 10만t에도 못 미쳤는데 이는 18년 만의 첫 기록이다.
코델코는 지난해에도 25년 만에 가장 적은 132만5000t의 구리를 생산했다. 이후 코델코는 올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소규모 살바도르 사업부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새로운 라조 잉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10~12월에는 엘 테니엔테 지하 광산 확장 공사의 부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전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으로 곳곳에서 가뭄 현상이 벌어지면서 구리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KCIF)는 지난 2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이 국제 원자재 전반의 수급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구리 광산의 54%와 리튬·코발트 광산의 74%가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은 광물 원석을 분쇄하거나 불순물을 분리하고, 장비를 세척하는 용도로 쓰인다. 맥킨지는 “구리, 금, 철광석, 아연 광산은 30~50%가 수자원이 충분하지 못한 지역에 있어 가뭄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기준 세계 구리의 30% 이상을 생산하는 칠레는 이미 극심한 가뭄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칠레 최대 구리·리튬 매장지인 북부 안토파가스타주는 물 부족으로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대표 지역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북부 안토파가스타주 광산기업인 안토파가스타PLC가 15년째 지속된 가뭄으로 저수지 물이 고갈돼 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안토파가스타PLC 구리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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