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1위 매장국’ 칠레의 리튬 개발 프로젝트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에 5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이 참여했다. 세계 각국이 이차전지 핵심 광물인 리튬 확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오 마르셀 칠레 재무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칠레 정부의 리튬 개발사업 정보요청절차(RFI)에 국내외 기업 50곳 이상이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10개국 54개 기업이 지난 17일에 끝난 RFI를 통해 리튬 프로젝트 사업 참여 의향서 88건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참여 기업 수에 비해 제안서가 더 많은 것은 기업들이 교차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복수 신청을 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향후 광업부는 중복 제안을 받은 염전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아우로라 윌리암스 칠레 광업부 장관은 지난 4월 “아직 완전히 탐사되지 않은 염전 20여 곳에서 신규 리튬 프로젝트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두 개 이상의 기업이 한 염전에 관심을 표명할 경우 추가 입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이전에 채굴 허가를 받은 염전에서 정부가 리튬 계약을 체결하면 일종의 이중 소유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신청 기업들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칠레에 협력 의사를 밝힌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기업들도 칠레 리튬 산업 투자에 적극 나선 만큼 이번 명단에 포함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4월 칠레광물공사(ENAMI)에 리튬 추출 기술 개발을 위한 RFI를 제출했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4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광업부 고위 인사와 면담하고 칠레 리튬 염호 개발에 관해 협의했다.
칠레 광업 대표단이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 고위급 관계자와 만나 이번 RFI를 언급하고 민관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전략적 염호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소개한 것은 이 같은 분석을 더욱 뒷받침한다. 아우로라 윌리암스 광업부 장관을 대표로 하는 칠레 대표단은 지난 10~12일 한국을 찾아 리튬 사업 투자 기회 홍보와 논의 등을 진행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통계에 따르면 칠레의 리튬 매장량은 930만t(톤)으로 세계 1위다. 칠레에 리튬 가공 공장을 설립하면 리튬 탈(脫)중국을 실현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보조금도 받을 수 있어 주목받는다.
칠레는 국가 주도 프로젝트인 ‘국가 리튬 전략(Estrategía Nacional del Litio)’과 민간 투자를 통해 리튬 산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신규 프로젝트도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으로서 국가 통제권을 강화, 리튬 산업 내 주도권을 쥐어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포부다.
한편 칠레는 미국 기업 앨버말과 칠레 광산업체 SQM, ‘투톱’ 체제로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SQM은 지난달 칠레 국영 광업 기업 코델코(Codelco)와 아타카마 소금 사막 개발·리튬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앨버말은 조만간 정부와 협상 테이블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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