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오퓨비즈’의 미국 출시가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 법원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오리지널 제약사와의 특허 소송에서 리제네론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기다리는 셀트리온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리제네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토마스 클리(Thomas S. Kleeh) 판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오퓨비즈 미국 출시에 대한 예비금지명령을 내렸다.
양사 간 특허 분쟁은 지난 1월 리제네론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일리아 특허 40여개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리제네론은 손해배상 소송과 함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용·양도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 소송을 냈다.
미국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출시에는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이다. 셀트리온보다 먼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FDA 품목 허가를 획득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특허 분쟁에서 패소하자 셀트리온도 출시 지연에 무게가 실린다는 해석이다.
최악의 경우, 양사는 오는 2027년 6월 이후 미국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에서 아일리아의 물질특허는 내년 5월 만료될 예정이지만 물질특허 만료 후에도 제형 특허 등이 남아있어 미국에서는 실질적으로 2027년 6월 이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제네론과 극적 합의를 통해 미국 출시를 앞당길 수도 있다. 이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리제네론에 로열티와 배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와 관련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앞서 인도 제약사 마일란·바이오콘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리제네론을 상대로 한 특허침해 소송에 패소, 판매 금지 명령을 받은 만큼 이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전략을 세울 것으로 관측이다.
한편 아일리아는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해 지난해 글로벌 연 매출만 102억달러(약 13조2000억원)에 이르는 황반변성 치료제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인 황반에서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가 주원인인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인구 고령화로 2020년 89억달러(약 1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8년 187억달러(약 24조2000억원)로 8년간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