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최근 홍해에서 피랍된 선박에 포스코의 터키 고객향 철강 수만톤(t)이 탑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여파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물류 항로의 위험성이 커지며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7일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홍해를 지나 아덴만에 진입하기 직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불가리아 벌크선(화물선) ‘MV루엔’호에 선적된 대부분의 물품이 포스코의 강철 코일 4만t인 것으로 나타났다. MV루엔호는 지난 13일 한국을 출발해 터키 겜릭(Gemlik)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포스코는 이 선박을 통해 현지 파이프 제조업체와 완성차 업체에 철강을 납품할 계획이었다. 현재 이 선박은 소말리아 중부 해안에서 벗어난 상태로 전해진다. 현지 당국과 관계 기업들이 협력해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피랍은 예멘의 후티 반군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되는 선박을 무차별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홍해 해상 안보가 악화되자 일부 대형 해운사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택하고 있다.
이번 선박 나포로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 전망도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홍해의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경로를 활용하지만 예멘 반군의 공격이 증가하며 희망봉을 경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을 한 바퀴 돌아야해 운송 비용은 물론 운송 일정도 한 달 가량 늦어질 수 있다. 철강 가격만 하더라도 t당 약 25~30달러 인상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편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예멘 반군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미국은 홍해에서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창설했다. 영국과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동참키로 했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요청으로 기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덴만 해역에 파견된 해군 청해부대 파견 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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