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페루 당국이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30대 획득 예정인 8×8 장갑차 사업이 연기됐다. 기술운영연구위원회의 재조사로 장갑차 획득 절차가 ‘무효’로 선언돼 내년에 다시 입찰할 전망이다. 페루 장갑차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수주전에서 탈락한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다시 기회를 얻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페루 국방부는 최근 육군 8×8 장갑차 획득 사업에 할당된 예산 6000만 달러를 해군에 배정하는 결의안 126-2023을 발표했다.
국방부가 국방자원부 차관을 통해 장갑차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데 할당된 예산을 해군에 편성한 것이다. 예산은 2900톤(t)~4500t까지 다목적 함정 6척을 건조하는 코드 2365245 해군의 작전 능력 향상 프로그램에 할당된다. 페루는 루포(Lupo)급 미사일 호위함(Carvajal/Aguirre급)을 대체하고자 신규 군함을 건조한다.
해군 현대화 프로그램의 초기 예산은 1억 4910만 달러(약 1929억원)인데 여기에 6000만 달러(약 800억원)가 추가됐다. 예산을 추가 확보한 해군은 내년 1분기에 군함 건조를 시작해 2028년 취항할 전망이다.
국방부가 해군에 육군 장갑차 사업의 예산을 배정한 건 8×8 장갑차 프로그램의 기술·운영 타당성조사(ETO)를 시행한 기술운영연구위원회(CETO)의 부정 의혹 때문이다. 훌리오 루이스 후아레스(Julio Ruiz Juárez) 준장의 지휘 하에 있는 CETO는 장갑차 획득 사업을 위해 △현대로템(한국) △유고임포트(Yugoimport) SDPR(세르비아) △엑스칼리버(Excalibur, 체코) △오토카르(Otokar, 튀르키예)의 기술·경제적 제안을 평가했다.
그러나 CETO가 유효하지 않은 시장 연구를 참고 자료로 사용하는 등 규정을 잘못 적용해 페루의 감사기관인 기관통제기관(OCI)의 감사를 받으면서 장갑차 획득 사업이 연기됐다.
페루 방산물자구매청(ACFFAA)도 CETO에 기술·운영 타당성조사(ETO) 재조사를 권고했다. <본보 2023년 11월 13일 참고 페루 당국, 장갑차 사업자 선정 재조사 지시…현대로템·한화에어로 다시 한 번 '기회 '>
ACFFAA는 우선 순위에서 1위를 획득한 튀르키예 오토카르가 만든 ‘아르마'(Arma)의 입찰 제안가가 6345만 달러(약 819억원)으로, 기준치인 6000만 달러 초과로 승인할 수 없다며 재조사를 지시했다. 또 CETO가 설정한 평가와 자격 요소가 계약 목적과 불일치해 최소 기술 요구 사항(RTM) 규정을 위반하고, 페루군에 요청한 문서의 정보가 부족하다는 근거로 장갑차 사업을 연기했다.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로템은 ‘K808 백호’를 7790만 달러(약 1028억원)에 제안해 54.35점을 받아 후순위로 밀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6 블랙폭스 기반 장갑차 ‘타이곤’으로 경쟁했으나 탈락했다.
페루 국방부는 지난 4월 장갑차 30대 도입 사업을 발주했다. 총 99대의 신형 장갑차 도입 사업 중 1단계로, 장갑차는 페루 제3 육군 기갑 여단과 육군 제6 기갑 여단이 획득한다.
한편, 페루가 1조원 규모로 진행하는 해군 현대화 사업에는 HD현대가 참여 중이다. <본보 2023년 12월 20일 참고 'HD현대 참여' 페루 1조원 규모 해군 현대화 사업 수주전, 내달 제안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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