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정부로부터 새해 선물을 ‘보따리’로 받았다. 특허 당국이 최대 6년 동안 묵혀져 있던 특허를 대거 승인해주면서다. 삼성전자는 현지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허 분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3일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SIPO)에 따르면 SIP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2017~2019년 출원한 특허 9건을 일제히 승인했다. △반도체와 배터리부터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과 장치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
특허 소유권을 얻기까지 가장 오래 걸린 특허는 ‘가상현실 이미지 처리 방법 및 장치(특허번호 CN109891465B)’다. 삼성전자는 2017년 10월에 출원 신청했다. 이 특허는 VR 영상을 처리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뷰포트를 선택한 뒤 이에 대한 정보 전송하고 VR 콘텐츠 관련 정보를 수신하는 단계에 대한 설명이 기술돼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승인받은 9건 특허 중 반도체 관련 특허가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우선 ‘반도체 장치 및 제조방법(특허번호 CN111029328B)’다. 삼성전자가 2019년 출원한 이 특허는 반도체 패터닝에 대한 기술이 핵심이다. 칩을 동작시키는 회로를 포함한 활성 영역의 패턴과 동작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더미 영역의 패턴을 설명한다. △반도체 구조를 노출하기 위한 방법·장비·비일시적 컴퓨터 판독 가능 매체(특허번호 CN111007702B) △디지털 처리 시스템·메인 칩·디지털 처리 방법(특허번호 CN109977056B) 등도 반도체와 관련 있다.
배터리와 웨어러블 기기 등 삼성의 미래 신사업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 특허도 확보했다. SIPO는 ‘혼합도체·리튬공기전지 제조 방법(특허번호 CN111333122B)’와 ‘생체전기임피던스 측정 장치 및 방법·생체정보 측정 장치 및 방법(특허번호 CN108338788B)’이라는 제목의 특허를 승인했다. <본보 2023년 1월 2일 참고 [단독] 삼성전자, '배터리 끝판왕' 리튬공기전지 中특허 확보> / <본보 2023년 1월 2일 참고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주요 기술 구현' 中 특허 획득…애플워치 '반면교사'?>
리튬공기전지는 산소를 양극재로 사용하는 배터리로, 리튬이온전지 대비 에너지밀도가 10배 이상 높은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생체전기임피던스분석센서(BIA)는 갤럭시워치 시리즈의 건강 지표 측정 기능을 구현하는 주요 부품 중 하나로, 사용자의 골격근, 체지방량, 체수분 등 수치를 측정해 관리를 돕는다.
이밖에 △음성입력을 이용한 송금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방법·장치(특허번호 CN109983491B) △관심 객체에 대한 외부 광원의 특성 정보를 제공하는 전자 장치 (특허번호 CN109101873B) △애플리케이션·컴퓨팅 장치를 관리하는 방법(특허번호 CN110419027B) △무선 통신 시스템에서 서비스 가용성 분석 장치·방법(특허번호 CN111095974B) 등에 대한 특허권을 인정 받았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주력 사업은 물론 미래 먹거리 분야의 특허권을 확보, 신사업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향후 발생 가능한 특허 침해 소송 가능성도 최소화했다. 중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향한 소송이 빗발치고 있는 국가인 만큼 선제적으로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적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당국이 부여한 특허 소유권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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