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영국계 헤지펀드가 독일 주요 대기업의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독일 경제의 장기 침체 우려가 확산함에 따라 현지 대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큐브리서치앤드테크놀로지스(Qube Research & Technologies)는 최근 독일 기업을 상대로 10억 달러(약 1조3400억원) 규모 공매도를 했다. 이는 독일 주식을 대상으로 이뤄진 공매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주요 타깃으로 도이체방크와 폭스바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도이체방크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1억3180만 달러(약 1760억원)에 이른다.
큐브리서치앤드테크놀로지스는 영국에 본사를 둔 투자사다. 지난 2016년 크레디트스위스 산하 조직으로 출범했고 이후 2018년 분사했다. 운용자산(AUM)은 120억 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
유럽 최대 규모인 독일 경제가 코로나 19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다시 역성장했다. 특히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잿빛 전망이 나온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독일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전염병 대유행 초기인 2020년(-3.8%) 이후 3년 만이다. 독일 경제는 2021년 3.2%, 2022년 1.8%로 회복세를 보였다.
독일 경제는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비중이 큰 특성상 고금리와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최근 세계 경제 여건의 타격을 주변국보다 더 크게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독일이 △공급망 위기 △지속적 물가 상승 압력 △금리 상승 △제조업에 대한 글로벌 수요 약화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독일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킬세계경제연구소(IfW)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가운데 소비가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며 올해 GDP가 0.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코메르츠방크와 도이체방크 등은 독일 경제가 올해도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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