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의 대형 인더스트리얼 솔루션 기업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솔루엠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북미 시장의 전자가격표시기(ESL) 도입 확산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 상장기업인 A사가 국내 ESL 등 전장∙전기부품을 생산하는 솔루엠의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A사는 리테일∙헬스케어∙인더스트리얼 솔루션을 제공하는 연매출 10조 원대 기업이다.
솔루엠은 삼성전기의 파워 모듈 사업과 튜너(Tuner) 사업, ESL 사업을 분사해 2015년 9월에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2조 원대 매출과 16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솔루엠은 지난해 국내 3대 통신사 중 한 곳과 매각 논의를 진행하다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북미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번 논의의 물꼬를 튼 것으로 전해진다. 솔루엠은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멕시코 공장 준공을 추진하는 한편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기반 ESL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A사는 ESL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솔루엠의 기술 경쟁력을 높게 평가해 인수를 추진한다는 전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마크(IMARC)에 따르면 글로벌 ESL 시장 규모는 2022년 8억76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였으며, 2028년 23억5400만 달러(약 3조2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M&A 시장에 솔루엠이 등장하면서 A사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재무적투자자(FI)들도 인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솔루엠은 매각주관사 도이츠뱅크를 통해 A사를 포함한 인수 희망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경영권을 포함한 솔루엠 기업 가치를 2조~2조5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으며, 북미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 비해 북미가 ESL 도입을 한 발 늦게 시작했지만, 시장 성장성은 크다고 판단된다”며 “솔루엠은 글로벌 ESL 선두기업으로, 시장침투 노력을 통해 북미시장에서 확산한다면 2배 이상 실적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솔루엠은 이번 M&A와 관련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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