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글로벌 회계·컨설팅 그룹 딜로이트가 하나증권과 제이알투자운용이 인수한 아일랜드 더블린 오피스 빌딩의 법정관리인(Receiver)으로 지정됐다.
딜로이트는 28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제2더블린 랜딩스(No 2 Dublin Landings) 빌딩의 법정관리인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딜로이트는 법정관리인으로 제2더블린 랜딩스의 재정 회생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제2더블린 랜딩스는 헬라바(Helaba)의 대출금 6000만 유로(약 870억원)를 상환하지 못한 상황이다.
제2더블린 랜딩스는 10만 평방피트 규모의 상업용 오피스 빌딩으로 지난 2018년 하나증권과 제이알투자운용이 1억650만유로(약 1450억원)를 투자해 인수했다. 하지만 제2더블린 랜딩스의 유일 임차인인 위워크(WeWork)가 지난해 11월 파산 신청을 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하나증권과 제이알투자운용은 지난 2022년 최대 1억4000만 유로(약 2000억원)에 제2더블린 랜딩스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공동 에이전트로 CBRE와 새빌스를 선임하기도 했지만 최종 매각에는 실패했다.
아일랜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한국 금융사들의 투자처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가장 낮은 12.5%의 법인세율을 앞세워 메타와 위워크 등 글로벌 기업들의 유럽 본사를 유치한 점도 매력도를 높였다.
특히 더블린은 정보기술(IT) 기업 특화 지구로 ‘포스트 런던’이란 평가까지 받았다. 이후 한국 금융사들은 더블린 부동산 시장 투자에 적극 나섰고,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더블린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 문화가 확산하며 주요 테크 기업이 몰려 있는 도시들의 공실률도 높아졌다. 실제 더블린의 사무실 전대 가능 공간은 지난 2022년 4분기 17만8000㎡(제곱미터)로 2년 전(9만2000㎡)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에 하나증권은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해외대체투자평가위원회’를 신설하고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부실 대응에 적극 나섰다. 해외부동산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전사적·선제적 관리체계를 수립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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