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단독 브랜드로 중국에 직수출하며 승부수를 던졌던 대형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팰리세이드가 현지 수입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베이징현대가 아닌 현대차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시험하기 위해 투입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현지 전략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1일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월 중국 시장에서 팰리세이드 1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62대) 대비 79.03% 급감한 수치이다.
팰리세이드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플래그십 이미지를 일신하기 위해 한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모델 중 하나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20년 4년 만에 수입차 사업을 재개하면서 팰리세이드와 엘란트라 N(국내명 아반떼 N) 2종 수입을 결정한 바 있다. 엘란트라 N의 판매량은 따로 집계되지 않았으나, 현지 출시 이후 매우 저조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고 CAAM 측은 설명했다.
현지 판매량 확대보다 브랜드 홍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한 달 동안 13대 판매에 그쳤다는 점에서 제 역할을 크게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평가이다. 특히 중국 30개 도시에 총 35개의 수입차 체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수입차 사업 재개와 함께 밝힌 포부가 무색하게 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가 아큐라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큐라는 일본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이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현지 브랜드 홍보를 위해 수입차 사업에 집중했지만, 현지 트렌드를 읽는 데 실패하면서 결국 2021년 수입차 사업을 중단했고 2년 뒤인 2023년 중국 내 모든 사업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중국 시장에 투입하면서 국내 수출과 단독 브랜드 방식을 택한 것은 브랜드 고급화에 시동을 걸기 위한 전략이었다”며 “이번 판매 수치는 씁쓸하지만, 현대차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새로운 판매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자체 브랜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운영 비용 절감과 판매 채널 일원화 등을 고려해 이미 온라인 내 수입차 사업은 베이징현대와 합병한 상태이다. 향후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온라인과 동일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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