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이 증자를 단행하며 자본금 확충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동남아 사업 강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은 16일(현지시간)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전체 자본금이 12조5000억 동(약 69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기존 7조7000억 동(약 4200억원)에서 6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에 약 5억 달러(약 7000억원)의 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증자 규모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2억 달러, 캄보디아에 1억 달러(약 1400억원) 수준이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베트남 법인을 외국계 리딩뱅크로, 인도네시아 법인을 한국계 1위에서 현지 톱10 은행으로, 캄보디아 법인을 현지 톱5 은행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은행 동남아 3대 법인의 실적은 부진했다. 순이익 측면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은 602억원, 베트남 법인은 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 5.6% 감소했다. 캄보디아 법인은 전년 대비 57.9% 줄어든 252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다만 동남아 3대 법인이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안팎의 성장을 이룬 것을 감안한다면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크게 받았던 2020년 이후 순이익은 2021년 1235억원, 2022년 1914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우리은행 해외 실적에서 동남아 3대 법인이 차지한 비중만 61.4%에 달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류형진 신임 글로벌그룹장을 선임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류 그룹장은 전략기획부 차장을 거쳐 지난 2011년 우리아메리카은행에서 부부장으로 일하며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9년에는 외환업무센터본부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외환그룹 부행장에 올라 외환 분야 전문성도 익혔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 1997년 하노이 지점을 열며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후 2006년 호찌민 지점을 개점한 데 이어 2017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지난 2월엔 하노이 미딩 지역에 신규 지점을 열며 총 24개 지점을 구축했다. 연내 지점 수를 33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