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니켈 가격이 1만9000 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채굴 쿼터 승인 지연과 러시아산 니켈·구리·알루미늄 수입 금지 제재로 인한 공급 제한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런던금속거래소(이하 LME)에 따르면 3개월물 니켈 가격은 지난 19일(현지시간) 4.1% 상승한 t당 1만9326달러(약 2666만2150원)로 마감했다. 주간 상승률은 8.29%로 강세를 보였다. 이에 니켈 가격은 올해 동안 16.4% 상승,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글로벌 상품 인사이트는 니켈 가격 급등이 인도네시아의 채굴 쿼터 승인 절차 중단에 따른 공급 우려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지난 1분기 혼합수산화물(MHP·니켈 수산화 침전물)과 황산니켈 공급이 수요와 딱 맞게 이뤄진 것도 아시아 니켈 시장의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올해 초 채굴 승인이 지연되면서 공급 부족 우려와 가격 급등을 겪었다. 인도네시아는 채굴 계획의 유효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 쿼터 재제출 빈도를 줄였지만, 허가 승인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따라 중국의 니켈 광석 수입이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산 니켈·구리·알루미늄 수입이 금지된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12일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LME 등 자국 내 거래소의 러시아산 금속 신규 생산 물량 취급을 금지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의 6%를 생산하며 지난달 말 기준 LME의 니켈 재고 중 36%가 러시아산이다. <본보 2024년 4월 15일 참고 런던금속거래소 "러 알루미늄·구리 수입 금지 조치에 가격 오를 듯">
트레이더들은 당분간 기상 악화와 노동력·장비 부족 등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긴 연휴도 채굴 작업은 물론 황산니켈 등 2등급 니켈 제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는 2분기부터 니켈 공급이 점차 확대되면서 니켈 가격은 다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의 채굴 쿼터 승인 증가와 몬순 시즌(남아시아에서 6월부터 9월까지 비가 많이 오는 시기) 이후 니켈 공급량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니켈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제이슨 사퍼 S&P 글로벌 상품 인사이트 수석 금속·광업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올해 세계 1차 니켈 시장은 12만8000t의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네시아의 1차 니켈 생산 쿼터가 더 많이 승인되면서 공급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로 산업이 공급 과잉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지난해 주요 배터리 소재 가격은 큰 폭으로 내렸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니켈 가격은 흑연과 코발트와 함께 30%가량 내렸으며 리튬은 60%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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