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오리온그룹의 야심차게 꺼내 든 바이오 신사업이 순항 중이다. 오리온 자회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옛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바이오)의 미국 파트너사 넥스트큐어가 항체-약물 결합체(ADC) 공동 연구에 전력투구하면서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넥스트큐어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통해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하고 리가켐바이오와의 공동 연구 약물에 투자한다는 복안이다.
25일 넥스트큐어에 따르면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가켐바이오와 공동 연구 중인 ADC 항암제 ‘LNCB74’의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다는 목표다. LNCB74은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에 넥스트큐어의 항체 B7-H4항체를 결합한 형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항암제다.
양사는 LNCB74가 정확히 어떤 암종을 표적 치료하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유방암과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B7-H4는 기존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이 높지 않은 삼중음성 유방암 및 난소암에서 과다발현되기 때문이다.
넥스트큐어는 LNCB74의 IND 신청을 앞두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임직원 30명을 해고도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일환이다. 기존 81명에서 37% 감원했다. 오는 2026년 하반기까지 1억8000만달러(약 2479억원) 규모의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내다봤다.
리가켐바이오과 넥스트큐어의 LNCB74 연구가 고도화됨에 따라 오리온의 바이오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가켐바이오는 넥스트큐어뿐 아니라 얀센, 고 테라퓨틱스 등과 ADC 항암제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
특히 얀센에 2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 LCB84의 경우, 전임상(동물실험)에서 길리어드 ‘트로델비’와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과 비교했을 때 우수한 효능과 낮은 부작용을 보였다. LCB84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LCB84는 삼중음성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췌장암 등 고형암을 대상으로 집중 연구 중이다.
오리온은 지난 2020년부터 벌여온 바이오사업에 리가켐바이오 경쟁력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은 2020년 10월 오리온홀딩스와 산둥루캉의약과의 합자 계약을 체결해 다음 해 3월 산둥루캉하오리요우라는 합자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에서 대장암 체외 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다. 900억원 규모 결핵 백신 공장 준공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2년 12월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해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에는 5500억원을 들여 리가켐바이오 지분 25%를 인수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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