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에서 경쟁력,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장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에 속도를 내고 독자 생존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매장 레이아웃을 바꿔 고객 유입을 늘리고 실적 확대 발판으로 삼아 현지 이커머스 기업의 대항마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 매장 리스트럭처링에 돌입했다. 성장하는 이커머스 채널에 밀리지 않기 위해 오픈키친과 생활소비재 등 오프라인 특화 요소를 살려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김태훈 롯데마트 인도네시아법인장은 지난달 자카르타에서 열린 리테일 아시아 포럼에서 “이커머스 채널로 눈을 돌렸던 소비자들을 다시 롯데마트로 끌어들이기 위해 매장 레이아웃 등에 변화를 주고 소비자 특성과 수요에 따라 상품 배치를 전면 개편했다”고 밝혔다.
◇판매공간 축소·오픈키친 확대…방문객 60%↑
생존의 돌파구 찾기는 단박에 성과를 냈다. 오픈키친(즉석조리 특화 매장) 모델을 심은 현지 간다리아점 매출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고객 편의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 일환으로 간다리아점 매장 리뉴얼을 추진했었다.
지난 1월 새롭게 문을 연 간다리아점은 생필품 판매 공간을 30% 줄이고, 즉석조리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과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 자체 피자브랜드 ‘치즈앤도우’ 등 간편식 매장을 전면에 배치했다. 그 결과 방문객 수가 기존보다 60% 늘었다.
구매력이 높은 중상류층 고객과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냈다. 국내에서 인도네시아 소비자를 겨냥해 직접 개발한 조리법이 성공 요인이라고 회사측은 꼽았다.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법인은 고품질의 간편식을 선보이고자 한국 롯데마트 푸드이노베이션 센터를 본 따 2022년 10월부터 호텔 및 요식업체 출신 전문 셰프로 구성한 푸드이노베이션랩(Food Ionnovation Lab·FIL)을 운영하고 있다. 소속 셰프를 한국 롯데마트 본사로 초청해 레시피를 전수하는 한편, 한국 롯데마트 소속의 전문 셰프가 인도네시아를 직접 방문해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며 한국 간편식 상품의 맛과 품질을 최대한 구현했다.
◇소비재(FMCG) 전면 배치…레이아웃 대폭 수정
여기에 생활소비재 판매 매장 레이아웃도 전면 수정했다. 생활소비재 진열 구성 비율을 80%로 설정했다. 기존보다 10% 확대했다. 신선식품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상품군으로 압축해 전문 매장 형태로 재구성하고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한층 강화했다.
농산 매장은 딸기, 포도 등 우수한 맛과 품질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제철 과일을 항공 직송으로 선보였다. 고품질의 ‘호주산 청정 채소존’와 고객 용도에 따라 품종을 제안하는 ‘바나나 특화존’을, 수산 매장은 ‘연어 특화존’을 운영해 필렛, 슬라이스 등 다양한 항공 직송 연어 상품 등 다양한 특화 매장도 갖췄다.
가공식품 매장에서는 롯데마트만의 특색있는 제품들로 구성했다. ‘롯데 스테이션’은 롯데웰푸드의 단독 상품과 롯데마트의 자체개발 상품(PB) ‘오늘좋은’과 ‘요리하다’ 상품을 도입했다.
◇웹 벗어나 앱 활용…유통테크 적극 도입
생활 밀착형 상품을 대폭 강화할 뿐 아니라 유통테크도 적극 도입했다. 웹사이트 대신 어플리케이션(앱) 경쟁력을 강화한 점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웹사이트나 사화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각종 프로모션이나 할인 혜택 등을 소개했으나 방문자 수가 적어 마케팅 효과가 낮다고 판단, 전략 방향을 수정했다.
김태훈 법인장은 “고빈도 생활 밀착형 상품을 대폭 강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매칭해 고객 방문 빈도를 높이고 있다”며 “향후 그로서리와 유통테크에 집중한 차세대 매장을 선보여 해외 공략 거점 중인 인도네시아 사업을 지속 확장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2008년 10월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 19개 점을 인수, 대한민국 유통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지역 특색을 적극 반영한 36개의 도매형 매장과 현지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한 12개의 한국식 소매형 매장을 함께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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