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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입양도 가능” 직접 가본 멜버른 대자연 스폿 3

여행 플러스 조회수  

멜버른을 모르면 진짜 호주를 느낄 수 없다.

멜버른은 호주 남동부에 위치한 빅토리아주의 주도이며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연방 수도가 캔버라로 결정되기 전까지 멜버른은 1901년부터 27년간 호주의 연방 수도였다.


사진 = 권효정 여행+ 기자

글로벌 뷰티 브랜드 ‘이솝’도 멜버른에서 탄생했다. 이솝은 친환경 브랜드로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비건 뷰티의 원조다.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는 전체 국토 면적의 3%에 불과하지만 호주 총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비중은 22%다. 멜버른은 2011년부터 7년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혀오기도 했다. 이토록 생산적인 도시에서 밀도 있는 여유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특유의 건강한 ‘멜버른 바이브’는 자연과의 공존에 있었다. 멜버른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 세 곳을 꼽았다.

퍼핑 빌리 열차

창가에 앉아 구경하라고 권하는 기차
퍼핑 빌리와 함께 흘러가는 멜버른의 시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 속 영화 한 장면이 내 눈에


100년이 넘은 세월을 자랑하는 증기 기관차 / 사진 = 권효정 여행+ 기자





단데농 산맥(Dandenong Ranges)에 위치한 퍼핑 빌리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증기기관차로 평가받는다. 100년이 넘은 기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꼬마 기관차 ‘토마스 기차’ 실제 모델인 퍼핑 빌리 / 사진 = 권효정 여행+ 기자





어렸을 적 한 번쯤은 보고 간 인기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의 꼬마 기관차 ‘토마스 기차’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퍼핑 빌리 기차의 시작점인 벨그레이브역에서 출발했다. 칙칙폭폭 증기 소리와 함께 어른은 동심의 세계로, 아이는 동화 속 추억에 빠져든다.


창가에 매달려 있는 승객 연령대는 대부분 높은 편이다 / 사진 = 권효정 여행+ 기자







창틀에 앉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안내하는 기차다. 초록 초록한 경치를 보며 이색 경험이 가능하다. 대부분 평지에 최대 시속 32로 달려서 안전하다. 그래서 다리를 밖으로 내놓고 탑승해도 위험하지 않고 야단치는 사람이 없다. 삼대가 함께하는 여행으로도 제격이다. 꿀팁으로는 열차 앞쪽 기준 오른쪽에 앉을 것을 추천한다. 단데농 열대 우림뷰를 제대로 느낄 수 있고 피톤치드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직접 방문해서 예약할 수 있으나 인터넷 투어 프로그램 예약을 추천한다. 그게 더 저렴한 편이다.


자원봉사단으로 운영하는 퍼핑빌리 / 사진 = 권효정 여행+ 기자





멜버른 사람들은 퍼핑 빌리를 진심으로 애정한다. 이를 엿볼 수 있는 점이 퍼핑 빌리는 자원봉사자로만 운영된다. 하루 투입되는 봉사자 수는 서른 명 정도다. 인자한 할아버지 기관사부터 젊은 승무원까지 모두 자원봉사자가 함께하고 있다.


인증샷 행렬의 퍼핑 빌리 / 사진 = 권효정 여행+ 기자



 

킬링 포인트는 ‘트레슬 브릿지'(Trestle Bridge)로 불리는 목재 다리다. 인생샷 명소로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퍼핑 빌리가 지나가는 다리는 빅토리아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재 교각이기 때문이다. 이곳을 지날 때면 퍼핑 빌리를 구경하러 온 다리 아래 사람들과 손을 흔들며 다 같이 인사하는 풍경을 맞이한다.


퍼핑 빌리 모습 / 사진 = 권효정 여행+ 기자





퍼핑 빌리는 원래 1900년대 산속 깊은 오지를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차였다. 1900년 12월 18일 첫 운행을 시작한 이 열차는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매일 운행했다. 단데농 지역 화물과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필수 이동 수단이었다. 1953년 대규모 산사태로 복구 어려움 및 운영 손실이 늘어나자 당국은 1954년 폐선 결정을 내렸다. 이후 주민들이 합심해 퍼핑 빌리 보존 협회를 설립했다. 덕분에 1962년 재개통 이후 지금까지 1100만 명이 넘는 승객을 태우며 퍼핑 빌리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퍼핑 빌리 레이크사이드 센터 / 사진 = 권효정 여행+ 기자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벨그레이브에서 멘지스 크릭까지다. 30분 정도 구간으로 가장 알차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루에 3~6회 운행한다. 벨그레이브에서 멘지스 크릭 코스는 24호주달러(한화 약 2만1000원)다.

모닝톤 페닌슐라 온천

호주 대자연을 파노라마로 담는 인생 스파 단지
인증샷 행렬로 시간제한 있는 탕까지


모닝톤 페닌슐라 온천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모닝톤은 멜버른인들의 달콤한 휴양지다. 모닝톤에는 빅토리아주 유일 자연 온천지가 있다. 멜버른 시티에서 남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내려가면 모닝톤 페닌슐라 온천이 있다.


모닝톤 페닌슐라 온천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빅토리아주 최초의 천연 온천으로 1997년 개장했다. 지하 637m에서 추출한 미네랄 온천수다. 호주는 지금 가을이다. 온천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다. 넓기도 하지만 온천탕이 50개가 넘어 즐기기에 사실 하루도 부족했다.


자연과 공존하며 한가롭게 쉬는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숲속 돌담길마다 온천탕이 있다. 동굴탕부터 터키식 공중목욕탕까지. 각 탕마다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온도와 수심이 적혀있어 미리 입탕 전 참고할만하다. 온천 온도는 37~42도다. 탕에 앉으면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환상적이다. 야외이면서 천연 온천이라 한국처럼 엄청 뜨거운 온천이 있진 않다. 미지근한 느낌이 노곤하면서 여유로웠다.


힐탑 풀의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이곳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힐탑 풀(Hilltop Pool)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탕이자 유일하게 시간제한이 있다. 멜버른만의 자연 뷰를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온천이라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미리 라커룸에서 샤워 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탕에 입수하면 된다. 가운도 같이 갖춰져있으니 추위 걱정 및 쑥스러움은 붙들어 매시길. 슬리퍼나 아쿠아슈즈도 챙길 것을 권한다. 야외이고 돌길로만 된 곳이 있어 맨발이면 불편할 수도 있다.


글램핑 실내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인생 온천을 떠나기 너무 아쉽다고 하니 온천 측은 럭셔리 글램핑을 추천했다. 성인 두 명 기준 조식을 포함해 670호주달러(한화 약 58만4000원)다. 호수 전망 또는 한적한 파빌리온 텐트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필립 아일랜드

아낌없이 주는 섬
퇴근하는 펭귄과 하루를 마무리하는 곳


저녁이 되자 불이 켜진 펭귄퍼레이드 센터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호주는 동물 보호에 진심이다. 호주 정부는 해마다 관광 수익 전부를 생태 보호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필립 아일랜드에서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우선인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대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알게 되는 곳이다. 섬이지만 연륙교가 있어 편하게 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펭귄퍼레이드 센터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필립 아일랜드는 야생 동물 천국이자 펭귄 서식지가 있는 청정 섬이다. 이곳 하이라이트는 펭귄 퍼레이드다. 필립 아일랜드는 리틀 펭귄, 일명 요정(페어리) 펭귄으로 불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펭귄들이 최대로 모여 사는 곳이자 보호 구역이다.


곳곳에 전시된 펭귄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리틀 펭귄은 멸종 위기종이다. 키는 33, 몸무게는 약 1 남짓이다. 흔히 봤던 동물원 펭귄과 다르다. 절반 크기 정도 밖에 되질 않는다.


(좌) 펭귄 퍼레이드 보러 가는 길 (우)매일 집으로 돌아오는 펭귄 수를 기록하는 국립공원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섬에 입장하면 처음 마주하는 숫자가 있다. 매일 집으로 돌아오는 펭귄 수다. 필립 아일랜드 국립공원은 펭귄 개체 수 관찰과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 매일 돌아오는 펭귄 수를 적외선 카메라로 기록하고 있었다. 섬 곳곳엔 나무상자가 놓여있다. 국립공원에서 펭귄 보호와 환경 조성을 위해 제작한 펭귄 집이다.


펭귄을 구경하는 관람석이 나뉘어 있다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퍼레이드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직 하루에 한 번 주어진다. 펭귄들이 먹잇감을 구하고 돌아오는 저녁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게 또 기가 막힌 포인트가 있다. 바닷가에서 노을 감상을 하고 정신을 차리면 펭귄 무리가 떼 지어 육지로 올라온다. 탁 트인 바다와 함께 관람석에 앉아 펭귄이 집에 가는 모습을 모두가 숨죽여 지켜본다. 조그마한 펭귄이 놀랄까 아껴주려는 모두의 배려가 진심이다. 이날 돌아온 펭수는 1328마리였다.


필립 아일랜드에서 낮에 만난 아기 펭귄과 왈라비 / 사진=권효정 여행+기자



주의할 점은 일몰 이후 펭귄이 나타나면 ‘모든 동영상 및 사진 촬영이 금지’다. 펭귄 시력에 치명적인 카메라 플래시로 펭귄이 실명하거나 집을 찾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아쉽겠지만 펭귄만큼은 눈에 담아둘 것. 펭귄을 입양할 수도 있다. 후원 펭귄을 정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후원금은 펭귄 보호에 쓰인다.


펭귄 퍼레이드 모습 / 사진 = 호주 빅토리아 관광청



퍼레이드 시간은 30분 정도지만 놀라움을 넘어 감동을 품게 된 곳이다. 필립아일랜드 바닷바람이 매서우니 여름철 방문하게 되더라도 두꺼운 외투를 챙겨갈 것을 권한다. 펭귄을 구경하는 장소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 취재 협조 = 호주 빅토리아 관광청·캐세이퍼시픽항공

멜버른(호주) =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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