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효성이 베트남 호찌민시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에 3억 달러(약 4000억원)를 쏟아 데이터센터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부총리에 이어 호찌민시에도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지원을 주문했다. 베트남을 전략 기지로 삼고 사업을 불리고 있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비전이 투영된 행보로 보인다.
20일 바오다우투(Báo Đầu tư) 등 베트남 외신에 따르면 효성은 호찌민 인민위원회, 사이공 하이테크파크 관리위원회에 데이터센터 투자 의향을 전했다. 투자 절차를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이공 하이테크파크는 베트남이 글로벌 첨단 기업 유치를 목적으로 조성한 단지다. 호찌민시 중심가에서 북동쪽 15㎞, 국제항구에서 12㎞ 거리에 위치한다. 베트남은 부지를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15년간 세제 혜택을 주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미국 인텔과 일본 모터 회사 니덱(옛 일본전산), 이탈리아 바코드 스캐너 전문기업 데이터로빅, 덴마크 보청기 업체 소니온 등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했다.
효성은 첨단 기업의 데이터 처리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약 3억 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 건립을 모색하고 있다. 새 데이터센터는 3만m² 규모로 1500~4000개의 랙을 갖출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권장 등급인 ‘티어3(Tier3)’를 충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티어3은 4단계로 이뤄진 데이터센터 등급 표준규격 중 3단계다. 대부분 장애에 대처할 수 있어 안전성과 효율성이 우수한 시설을 뜻한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앞서 레 민 카이 베트남 부총리를 만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현지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었다. 이어 효성이 호찌민시에도 투자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베트남 데이터센터 설립이 구체화되고 있다.
베트남은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높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세빌스 아시아퍼시픽은 지난해 전 세계 10대 데이터센터 신흥 시장 중 하나로 베트남을 뽑았다. 리서치앤마켓은 베트남 데이터센터 시장이 2028년까지 10억 달러(약 1조35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고 평가했다.
효성은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해 베트남 사업을 확장한다. 조현준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을 복합생산기지로 키우려는 청사진을 갖고 이를 실행해왔다. 조 회장은 지난해 방한한 팜 민 찐 총리 주최 간담회에서도 “베트남이 향후 100년 동안 발전할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효성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40억 달러(약 5조4200억원) 이상이다. 효성은 2007년 베트남 동나이성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생산에 돌입했다. 2015년 동나이법인, 2021년 바리아붕따우성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했다. 주요 제품인 스판덱스의 수직계열화도 강화하고 있다. 바리어붕따우성에 총 1조원을 투입해 바이오 부탄다이올(BDO) 공장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본보 2024년 4월 16일 참고 효성, 베트남에 세계 최대 스판덱스 생산체인 구축…조현준 역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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