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를 활용해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의 함량을 줄인 새로운 소재를 발견했다. MS는 향후 양자컴퓨팅과 결합해 화학 기술 개발에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각오다.
MS는 9일(현지시간) 미국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 연구소(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 PNNL)과 공동으로 새로운 배터리 소재를 발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튬의 함량을 줄인 새로운 전해질 소재를 찾는데는 총 80시간이 걸렸다. MS가 개발한 AI알고리즘은 배터리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후보 물질 3200만 개를 제안했다. AI시스템은 3200만 개 후보 중 안정성, 반응성, 에너지 전도성 등을 기준으로 후보 분자를 걸러냈다.
MS는 이 과정을 가상의 건초 더미에서 모든 바늘을 찾는 것이 아닌 좋은 바늘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MS의 AI 시스템은 3200만개 후보 물질 중 약 50만 개를 선별했고 다시 800개로 압축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MS는 800개로 후보 물질을 압축한 후 AI시스템과 고성능 컴퓨팅(HPC)를 결합했다. 이 과정에서 HPC의 엄청난 연산능력을 활용해 각 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비교를 진행했다. 또한 각 물질 내부의 원자와 분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기 위해 분자 역학 시뮬레이션도 가동해 150개의 후보로 압축했다. MS는 향후 이 단계에서 양자컴퓨터를 적용한다는 목표다.
다음 과정에서는 HPC를 기반으로 물질의 가용성, 비용 등 실용성 부분을 평가해 23개로 후보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23개 중 5개는 이미 알려져 있는 소재였다. 마지막으로 PNNL의 재료 과학자들이 최종 목록을 검토해 6개의 후보 재료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PNNL 과학자들은 이렇게 발견한 소재를 직접 만들어 배터리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었다. 테스트 결과 새로운 소재는 리튬과 나트륨, 일부 다른 원소로 구성돼 리튬 함량을 70%까지 낮출 수 있었다. 해당 소재는 전해질로 사용되는데 액체가 아닌 고체다. 특히 크기가 달라 고체 전해질 시스템에는 함께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봤던 리튬 이온과 나트륨 이온을 결합한 것이 관심 받았다.
MS와 PNNL은 이번에 발견한 소재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에 실제 상품화로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PNNL측은 소재를 상용화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도 실행 가능한 수준의 소재를 찾아내는 속도에 집중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PNNL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한 소재가 배터리에 사용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계없이 새로운 화학 물질을 찾아내는 속도가 매우 놀랍다”라며 “MS와 PNNL은 과학적 발견을 가속하기 위해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나가 재료 과학의 패러다임 전환의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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