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중국 시장 내 K-푸드와 K-뷰티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기업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K-푸드와 달리 K-뷰티는 로컬 브랜드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농심, 中 기업 손잡고 현지 유통망 대폭 확대
18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중국 대형 유통업체 닝씽 유베이 국제무역 유한공사(이하 유베이)와 중국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농심 제품 판매를 원하는 유베이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유베이는 중국 전역에 슈퍼마켓·편의점 등 40만개 이상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티몰·SNS 샤오홍슈 등과의 협력을 토대로 한 온라인 유통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본보 2024년 2월 6일 참고 [단독] 농심, 中 40만개 유통망 확보…'유베이' 총판 계약>
K-푸드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자 유베이가 관련 수요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식품업체발(發) ‘쓰레기 식품’ 파동이 이어지면서 자국 기업 제품에 대한 로컬 소비자들의 신뢰도, 선호도는 급락한 반면 국내 기업 제품은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공고해지면서 K-푸드 소비가 늘어났다는 평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한국 식품회사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수준”이라면서 “또 한류 영향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궈차오’ 열풍에 K-뷰티 고전
반면 K-뷰티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아시아에서 올린 매출은 1조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아시아 전체 매출 가운데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이 20% 넘게 줄어들면서 아시아 전체 실적이 하락했다.
LG생활건강도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7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0% 줄어든 수치다. 전체 해외 매출의 37%를 차지하는 중국 매출이 감소하면서 작년 전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7% 줄어든 2조32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내에서 부는 ‘궈차오'(国潮风·애국소비) 열풍에 힘입어 로컬 뷰티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 통계에 따르면 현지 소비자의 79%는 궈차오 뷰티(중국 문화를 콘셉트로 한 화장품)가 매력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궈차오 열풍을 타고 화시즈(花西子), 퍼펙트 다이어리(完美日记) 등의 로컬 브랜드가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본보 2023년 12월 24일 참고 中 화시즈·퍼펙트다이어리, '궈차오' 열풍 힘입어 영향력 확대>
뷰티업계 관계자는 “궈차오 열풍, 중국 제품 품질 개선 등으로 인해 수입산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좀처럼 내수 소비가 진작되지 않아 소극적인 구매 형태가 이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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