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의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13년 처음 대중에 공개된 후 약 11년 만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틀라스의 은퇴를 암시하는 영상을 게했다.
총 3분 36초짜리 영상에서는 아틀라스의 다양한 움직임을 소개한다. 아틀라스는 박스로 이어진 계단을 오르고 점프하며 경사진 곳도 비틀대지 않고 달린다. 돌멩이가 깔린 울퉁불퉁한 길을 걷고, 강력한 볼이 날라와도 큰 흔들림 없이 평형 자세를 유지한다.
또한 박스를 들고 옮기며, 개다리춤을 추고,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백플립을 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도 영상에 담겼다. 아틀라스가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다시 만날 때까지, 아틀라스(Till we meet again, Atlas)’라는 자막이 등장하며 영상이 끝난다.
아틀라스는 2015년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휴머노이드 로봇 경진대회 ‘로보틱스 챌린지(DRC)’에 참가해 2등에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경기 당시 키 188㎝에 150㎏이 넘는 덩치에도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고성능 센서, 레이저 등을 장착해 일명 ‘터미네이터 로봇’으로 불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아틀라스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 2016년 초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 2월에는 각각 2개의 관절이 있는 손가락 3개를 사용해 정밀하게 물건을 집는 기술을 시연했다.
불과 2개월까지 활발히 활동한 아틀라스가 갑작스레 은퇴하는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아틀라스가 사라지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와 가사, 농업, 물류,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는 2022년 향후 10~15년 내에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60억 달러(약 8조3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 예측했었다. 테슬라도 지난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공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보행 속도가 빨라지고 이전보다 유연한 동작을 하는 옵티머스 2세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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