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는 8단 제품의 양산을 시작했고, 12단은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생산한다. HBM3E 비중을 크게 늘리며 AI 칩 수요를 잡는다. 모바일은 갤럭시 S24를 시작으로 AI 지원 모델을 확대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
삼성전자는 30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bit)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며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내년 공급 물량은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늘린다. 현재 고객사와 물량을 협의 중이다.
차세대 HBM인 HBM3E 생산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은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업계 최초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은 2분기 중 양산한다”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36GB HBM3E 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전작인 8단 HBM3 대비 성능과 용량 모두 50% 이상 향상됐다.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HBM3E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하며 전체 HBM 판매량 중 HBM3E 비중이 3분의 2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12단 제품의 선제적인 양산으로 SK하이닉스에 빼앗긴 HBM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1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쳐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내년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었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는 2분기 1b나노 32Gb DDR5 기반 128GB 제품을 양산한다. 낸드는 초고용량 64TB 솔리드스트레이트드라이브(SSD)를 개발하고 샘플을 제공한다.
HBM과 SSD 출하량이 늘며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익 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D램과 낸드 모두 출하량이 10% 중반, 한 자릿수 초반 감소했다. 하지만 고부가 제품 수요 덕분에 평균거래가격(ASP)은 각각 20%, 30% 초반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분기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파운드리 사업은 2분기부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며 파운드리 매출은 2분기부터 반등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5나노 이하 선단 노드 매출 증가로 올해 매출 성장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부문도 AI 시장 성장의 덕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의 판매 호조로 1분기 6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S24 고객 중 60%가 AI 기능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는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으며 수량, 매출 모두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라며 “폴더블폰과 대화면 태블릿, 웨어러블 등 각 기기의 폼팩터에 최적화된 AI 기능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8% 늘었고 영업이익은 931.8%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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